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여성건강] 흡연-- 피부탄력 떨어지고 조로화현상

      입력 : 1997.07.14 18:38



      한국 여성 흡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
      난해 낸 '국민건강실태조사보고서'는 15세 이상 여성흡연율을 5.6%로 잡
      았다. 미국 24.6%, 독일 21.5%, 일본 13.8%에 비해 크게 낮다. 흡연 여
      성을 정숙하지 않은 여자로 보는 남존여비적 사시에 따른 바 크다고 연
      구원측은 보았다.

      그러나 여성흡연을 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성균관대 영자
      신문사가 재학생들을 조사했더니 여성 흡연이 '보기 싫다'고 답한 여학
      생은 9.8%에 불과했다. 17.6%는 '2세를 위해 자제한다'고, 72.6%는 '개
      인 취향'이라고 답했다.

      여성 흡연율, 그 중에서도 젊은 여성 흡연율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서일교수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공동조사는 여중
      생흡연율이 93년 1.4%에서 95년 2.2%로, 여고생 흡연율이 93년 2.6%에서
      95년 4.7%로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진행중인 97년 조사에선 더 큰 폭으
      로 증가할 것이라고 서교수는 보고있다.

      흡연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주지 사실이지만, 여성에게는 보다 직
      접적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예방의학연구소가 3만여 흡연자를 30년동안
      조사한 결과, 여성 흡연자가 호흡기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성 흡연자
      의 2배,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혈관성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1.5배
      였다.

      흡연 여성은 또 빨리 늙는다. 피부 표피층 혈액공급이 방해를 받아
      피부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일교수가 여대생 3백1명을 조사한 결
      과에서는 흡연 여대생 피부 수분이 비흡연자보다 최고 7.3%까지 낮게 나
      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조사는 흡연여성이 비흡연 여성보다 잔주
      름이 3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50세 이상 여성에게 유방암은 흡연량에 비례해 증가한다. 폐경기를
      앞당기며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일상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심장
      마비 발생률이 비흡연자의 7배에 이르고, 다리 모세혈관 혈액이 응고될
      위험이 커진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임신부 흡연이다. 국립의료원 흉부내과 조동일
      박사는 "임신부 흡연이 태아 발육부전과 조산-사산-자연 유산과 밀접하
      게 관계돼 있고, 무뇌아, 선천성 심장기형, 구개열, 구순열 등 태아기형
      빈도도 높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흡연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는 비흡연 임산부 신생
      아보다 체중이 2백g가량 적은 것으로 보고돼있다. 담배속 일산화탄소는
      '카르복시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의 농도를 높여 태아 두뇌 발달에 장애
      를 빚는다.

      니코틴은 '카테콜라민'을 증가시켜 태아에게 가는 영양물질과 산소공
      급을 차단한다고 조박사는 설명했다. < 임호준기자 >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