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1997.05.27 17:41
"한국말을 잘 할줄 알면 소원이 없겠다"는 이들이 있다. 한국어를
배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외국인들이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일이
나 학업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해마다 늘고 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4백6호실. 칠판 말고는 별다른 장식없이 작은
교실은 얼마나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국말을 배우는지 잘 보여준다.
아프리카 카메룬과 우간다, 구 소련에서 해체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트루크메니스탄 아르메니아, 그리고 미국 루마니아 인도네시아 피지….
수강생 12명에 국적은 10개나 된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도 가지
가지다.
"30∼40년전만 해도 한국경제는 카메룬과 비슷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르다. 한국과 한국어를 배워서 발전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모하마드 라미누·24) "한국말을 하면 여행사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제니퍼 리· 26·미국) "나라말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언어에, 특히 한국
어에 관심이 많다."(롤런더스 그리쉬나스·28·에스토니아).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다니는 외국인은 6백20명. 웬만한 중-고등학
교 수준이다. 단기 특별강좌가 열리는 여름방학에는 1천3백명에 이른다.
이규희 교학부장은 "한국어반이 처음 개설된 59년 한해에 24명을
가르친 걸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감탄한다.
88년 개설된 이화여대 부설 언어교육원에서는 40여개국 3백20명이
공부하고 있다. 서예와 한지공예, 사물놀이 같은 전통문화를 경험시키
는 수업이 자랑거리다.
고려대 한국어문화연수부와 서강대 한국어학당은 비슷한 규모로 봄
학기 수강생이 1백60명씩이다. 예수회 재단 소속으로 서구적 학풍이
강한 서강대는 미국인이 30%로 서양인 비율이 높다. 93년 한국어 교육
에 뛰어든 경희대언어교육연구원은 수강생이 80명 규모다.
일반 대학부설 한국어강좌가 수업료만 내면 들어갈 수 있는 데 비
해 서울대 부설 어학연구소는 입학이 까다로운 편이다. 정원 1백50명으
로 한정된 데다 국가별 안배에도 신경쓰고 혹시 비자를 받으려는 등록이
아닌 지 심사한다.
그러나 하루 4시간 10주 과정에 1백만원을 호가하는 다른 대학에
비해 수업료가 65만원으로 싸서 경쟁률이 2대1쯤이라고 박혜진 담당 조교
는 말한다. 코리아헤럴드 어학원이나 언어교육학원같은 사설학원들은
좀 더 소규모로 탄력적인 한국어과정을 운영한다.
그러나 여행비자로는 3개월밖에 체류할수 없기 때문에 한국어 습득
만을 위해 학원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 이미경기자 >